벌써 몇 달은 지난 일이지만 헤어진 여자가 이 곳을 우연찮게 발견했었다. 나는 이 곳이 신경쓰이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어 꽤 오랫동안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 내가 AND OR NOT 내게 몸과 마음을 주었던 여자에게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은 지난 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지만 닥쳐올 온갖 위험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lifes goes on 인데... 돌이켜보면 남자A 품 속에서 속닥거릴 때가 있었는데 어느 덧 남자B 자지를 물고 있는 게... 이 여자를 쑤셨다가 또 이 여자가 알고 있는 저 여자를 쑤시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삶이, 인생이 참, 그렇다. 각설하고. 한 침대에 누웠던 여자가 뭔가 요구하면 왠만하면 들어주는 것이, 앞으로 딴 여자를 만날 때에도 장애가 없다. 서로서로 도와가며 살아야지, 간혹 인간적으로 모질게 굴고 심지어 원한까지 사는 걸 보면... 요즘은 왜 저러나 싶다. 사람 사는 세상에, 찌질함이나 쿨함을 넘어선 따뜻함. 같은 견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딴에는 반년이라면 여러모로 충분한 시간 (감정이 정리되는데, 이 블로그의 존재를 잊는데)인 듯해서 다시 슬슬 끄적여보려는 참이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일시중단을 각오하고는 있다.
사생활 블로깅이란 원래 어렵다. 특히 블로그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사생활을, 사진과 함께 포스팅하는 것은 참 부담스런 일이다. 물론 올릴 때는 그런 마음이 아니겠지. 네이버에서 내 이름과 여자 이름을 치면 커플 플래시가 검색되던.. (0x 년에 네이버가 아주 잠깐 서비스했음) 걸 뛸 듯이 좋아했던 적이 있지만. 헤어지고 나면 그런 서비스가 없어지고 동시에 데이터도 폭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니까. 듣기에 따라 이게 매우 역설적으로 들리는데, 그러니까 나를 진심 사랑하면서 왜 내 얘기를 우리 함께한 시간을 기록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아? 나를 아끼니까 보호하기 위해서? 아님 어쩌면 나랑 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훗날을 생각해서? 나를 완전히 사랑하진 않는거구나. 언젠가는 헤어질거라고 생각하는거지? 아는 사람이 볼까까봐서 그래? 내가 부끄러워? ...........
....-_- 읽는 사람에게 미안하다. 저렇게 써놓으면 다들 요즘도 저런 애들이 있나 싶겠지만.. 사실 저런 허접한 내용들 일체가 사생활 블로깅 관련 고민의 코어가 아닌가 싶다. 여러가지 변주, 고상한 형태로의 변형이야 있겠지. 무슨 지인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느니... 개인적인 사정이 어떻다느니...자기가 괜히 관심을 받고 싶어서 과도하게 자기공개를 했던 거라느니.... 그냥 자랑질하고 싶은데 겸손손 좀 떨테니 좀 봐달랄지... 철저히 개인적인 기록이니까 방문객은 신경안쓰겠다니... 존나 방어막만 많고 말만 많다만...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라기엔 다들 좀 궁색하다고 본다,그냥 취미생활정도하면서...(뭐 직업 블로거도 있다만)
양키센스의 SNS나 블로깅개념으로 보면 사실 그냥 자기 실제 정체를 내밀고 (꼭 실명이나 사진을 내걸어야한다는 말은 아니다) 사생활 블로깅을 하면 100점이다. 자신의 포스팅이 자신의 인간관계. 그 관계 속의 여러 행위에 완전히 포함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따라서 무슨 책임을 지겠다느니 말겠다느니의 문제도 없이.. 그냥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고 댓글도 달리는 것이니까.. 불특정다수는 그 리얼리티를 즐기거나 비슷한 수준의 자기공개를하며 말을 걸어올 것이다.. 나는 블로깅을 좋아하지만 않지만, 나도 이런 사생활 블로깅을 하고... 내 이름을 걸고 주장도 하고.. 몇몇 지인들의 블로그에도 꾸준히 방문한다...
섹슈얼한 내용을 다루며 시작한.. 익명 사생활 블로깅은 고작 글 몇개 싸지르고 나서.. 사실 좀 놀랐다.. 비밀댓글. 비밀댓글.. 비밀댓글.... 사람들은 섹스얘기를 하길 원한다. 다만 공간이 없다. 어느 나라나 성적 농담과 욕설은 가지고 있지만 한국은 그 디테일함이 매우 떨어진다. 그말인즉 아무리 친해도 대놓고 얘기하지 않는게 매너라는거다. 몇년을 사귀고 몇백번은 섹스한 커플도 서로 이 매너를 과도하게 지킨다. 그래서 네이버 지식인에 쵸딩같은 질문이 올라오고 각종 커뮤니티의 익명게시판이 섹스얘기로 판을 치는 것 같다.....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 돌아오는 형벌은 가혹할 수 있는데.. 한마디로.. 여자는 남자가 안생기고 남자는 여자가 안생기는 거다.. 블로깅하면서 섹스 얘기 좀 구체적으로 했기로서니 변태로 몰려서 여자들이 떨어져나가는 걸 경험하고 싶진않다. 그걸 불사할 만큼 초특급 인기남같은건아니고.. 그저 평범한 남자이지만 취미가 섹스랄까. 그래서 그냥 주먹거- (주면 먹을 거면서) 라는 말에도 다른 자지들보다는 초연하다. 성적취향과 유희야말로 정말 다채롭지않나. 언제 어디서나 익명을 완전히 보장받기 어려운 세상이다. 둘이 좋아 찍은 섹스비디오가 부주의로 인해 또는 한 사람(주로 남자라지만 요즘은 여자에 의해서도)에 의하여 유통되는 세상에 살면서... 나는 대체 무슨 용기로 섹스 얘기 똥글을 싸지르나 싶다... 그냥 그만큼 내가 이 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친한 친구들에게도 할 수 없는 디테일한 얘기들 (이런 이야기들은 곧바로, 너 누구랑 사귈때 했던 거야? 같은 반응을 불러오니까) 을 할 수 있기도 하다.
모순이에요 모순! 유교사회의 병폐임!
답글삭제그렇죠ㅎ 모순ㅎㅎ
삭제왠지 제 블로그와 성향이 비슷한 곳이군요.
답글삭제즐기다 가겠습니다. ㅎㅎ
네 반가워요ㅎㅎ 유명하신 분이 들러주셨군요!
삭제확실히 섹스 이야기 하기 어려운 나라에요
답글삭제가슴은 가려야하고 무조건 숨기는게 매너고
지금 전쟁난 그 익명게시판에서 보고 왔습니다
헐... 그런데서 어떻게 찾아오시는게 신기하고 영광일 따름이네요ㅎ
삭제친구 crowley의 추천으로 들릅니다. 신선하네요.
답글삭제전 실명 사생활 완전히 다 공개하고 조금 막나가는 편인데요.
그런데 신기한게, 왠만큼 막 나가지 않고는 연락 안 끊기더라구요.
저 블로그에서도 섹스얘기하고 미니홈피 일기장에서도 (훨씬 더 적나라하게) 섹스 얘기하는데
미친 척 하고 써대도. 은근히 사람들이 별 문제 삼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다들 속으로 수긍하고 공감하고 그런 느낌?
(심지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오히려 더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뭐 사실 다들 속으로 수긍하고 공감은 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섹스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블로거들이 생겨나는 것 같긴 하지만요..
아무튼. 긍정적인 변화네요, 왠지 반갑네요.
네^^ 저도 사실 왠만큼은 실명 사생활이 다 공개된 블로깅이나 SNS를 하고 있고 거기서도 꽤 솔직담백한 얘기를 하지만... 디테일한 얘기를 하자니 저랑 연이 있었던 여자아이들이 걸려서 어느 정도는 감춰줄수밖에 없더라구요ㅎㅎ
삭제점차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솔로 생활을 오래함으로써 그런 불편함에선 조금 해방됬네요.(애도...)
답글삭제근데 이 블로그 진짜 야해요. ㅋㅋ 꺄악ㅋㅋㅋㅋ
ㅎㅎ 그렇게 야한가요?
삭제네ㅜㅜ 그렇게 야해요!!
삭제('블로그 주소 링크걸고 댓글 단 건 역시 모험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야해요.)
예전에 작가분께 물어봤어요.
답글삭제제 나름의 꿈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같은 자전적 연애소설을 남기는 건데ㅋㅋㅋㅋ
신변보호가 안될까봐 걱정된다고.
그 분은 문학쪽으로 유명하신 분은 아니고.
실용서비스무리한걸로 되게 유명한 베스트 셀러 쓰신분인데.(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걸어라.이거요ㅋㅋㅋㅋ)
거기서 이니셜 H, L, K, 막 이런식으로 이니셜 쓰고 막 예화를 들고 그러는데.
실제로 한 번 거기서 본인이 항의가 들어온 적이있데요
그런데, 그냥 다음 쇄에서는 그녀에 대한 서술중에 직업하나를 바꾸는 정도의 조치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법적으로 별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갑자기 그 책에서 직업이 바뀐 여자가, 소송인가 항의한 여자라고 ㅋㅋㅋ 하시더라구요.ㅋㅋ
아무튼 용기내시길ㅋㅋ
그리고. 첫 글 너무 재밌게 봤어요. 가장 인상깊고 강렬하게 남네요.
실화는 항상 힘이있는 것 같아요.
그 친구분의 실화지만요(ㅋㅋ)
재밌고 야한 글 많이 쓰시고 만수무강하세요ㅋㅋㅋㅋ
자전적 연애소설이라.... 그렇다면 일단 경험이 중요하겠네요?
삭제네.. 두리뭉실하게 쓰면 직업같은 걸로 한 사람을 특정하긴 어려우니까요.. 때론 여러 사람을 섞어서 한 사람인 것처럼 쓰는 기술도 있고... 친구의 얘기랑 제 얘기를 섞기도 하고요ㅎ
만수무강하길.
와...정말 이런 글이 있었다니 사하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듯한 반가움입니다.
답글삭제ㅎㅎ 과찬의 말씀이네요..
삭제정말 글을 조리있게 잘쓰시네요...
답글삭제제가 하고싶은 말들은 정리해서 싹 쓴 느낌이에요. 자주 들리겠습니다 :)
자주 들르셨는데 읽을 게 없었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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